건설사, 정비사업 어려워지자 '가로주택사업·리모델링' 속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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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들 사업에 각종 혜택을 부여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여서 건설사들도 일감 확보를 위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근본적으로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및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이들 사업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6m 이상의 도로로 둘러싸인 소규모 택지에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으로 일명 '미니 재건축'으로 불린다. 단독주택 10가구 이상이거나 공동주택 포함 20가구를 넘을 경우 조합설립이 가능하고 사업 기간도 2~3년 정도로 기존 정비사업(10년) 대비 짧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이 참여하거나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 10% 이상을 공급, 지구단위 계획 수립 등 공공성을 확보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인정 면적을 1만㎡에서 2만㎡로 확대할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달 입법 예고돼 의견 청취 중이다.
호반건설이 수주한 서울 장위15-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서울에서는 뉴타운 해제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이 두드러졌으나 최근에는 강남권 일대에서도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워짐에 따라 중견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정비사업보다 사업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규모가 작더라도 입지가 좋거나 규제가 덜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 15일 서울 장위15-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권을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자회사인 자이S&D를 통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대림산업 역시 삼호·고려개발을 내세워 관련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대구와 서울 등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은 허용 연한이 15년으로 재건축 연한(30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대지 소유권 100%를 확보해야 했으나 소유주 75%의 동의만 얻으면 되도록 기준이 완화됐다. 조합설립 이후 입주권 거래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아파트 층수를 높이는 수직층축 리모델링이 처음 사업계획승인을 받은데다 사업 절차 간소화를 위한 법안도 발의 예정이어서 관련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정부가 2014년 수직층축을 허용한 이후 6년 만에 첫 사례다. 강동구 둔촌현대1차는 수평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포스코건설과 본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동작구 우성아파트2·3차, 극동, 신동아4차 등 4개 단지는 지난달 통합 리모델링을 위한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밖에 송파구 가락금호, 서초구 잠원훼미리 등 단지도 속도감 있게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리모델링 역시 흩어진 법안을 모아 별도 법안을 만들어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이 정비사업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더불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감 확보를 위해 중소·중견 및 대형건설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수천억대 정비사업 추진이 규제에 가로막히다 보니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라며 "일부 완화 규제 및 혜택 등 이점이 있지만 매력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공공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며 "리모델링 역시 사업성을 좌우하는 내력벽 철거 허용 문제 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email protected]]
